시간이 흐른다.
――――라는 것은 착각일 뿐, 설사 인식시간이 수 천 년, 수 만년을 흐르고 있어도, 결국 현상시간으로선 1초도 지나지 않은 무한대수의 미소시간.
그녀, 쿠니카이 사쿠리는…… 이제 몇 억, 몇 조, 몇 경 번째인지도 모를 죽음을 겪고, 자신의 뭉개진 두개골과 갈라진 흉부, 나뉘어진 상반신과 하반신이 재생되는 감각을 고통으로 느끼며 생각했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인간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수 만년의 시간동안 죽고, 죽고, 또 죽고―――그리고 되살아나면서도, 리스의 저주에 의해 그런 고통스러운 기억으로부터 도망치지도, 잊지도, 심지어 미치지도 못하는 무간지옥.
물론 이렇게 된 경위는 그녀 자신의 자업자득이기도 했지만, 그 보다도 더 큰 이유―――이런 공간을 만든 그림자인간 때문이다. 때문에 그녀는 미치지도 못하는 정신 덕분에, 쌓이고, 쌓이고, 그리고 더욱 쌓인 분노를 가슴 한 가득 안고 있었다. 크나큰 공포, 그리고 그것을 아득히 뛰어넘은 분노 때문에 고혈압과는 인연이 없는 그녀가 뇌졸중으로 죽기도, 심장마비로 죽기도, 위궤양으로 인한 위천공 때문에 죽기까지 했다. 그래도 여전히 재생했지만.
그녀는 재생이 다 마쳐진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아직도 온 몸이 아팠다―――이런 고통에도 저주 때문에 익숙해지지 않는다. 마치 처음으로 죽는 것 같이 느끼고, 고통스러웠다.
눈을 뜬 그녀는, 시야가 평소와는 다른 것을 느꼈다.
이제 미칠 수 있었던 건가, 하고 느꼈지만 그럴 리가 없다. 자신은 이제 영원불멸인 것이다.
하지만 이상했다. 이제까지 오랜 세월을 이곳에서 고통 받아오면서도 이런 경우는 없었다.
미궁에, 이상한 균열이 생겨있었던 것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미궁에 나있다기보다는,
마치 공간 그 자체에 균열이 생긴 듯한――――
그것은 매우 흉흉한 느낌이었다.
생물의 본능이 경고하고 있다. 저것은 생물에게는 치명적인 무언가.
아니, 생물뿐이랴――――이 세상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의 대칭적인 개념.
그런 것을 자신이 알 리 없었다. 하지만 느껴졌다.
마치 곧바로 무너질 듯한 위태로워 보이는 균열이 생긴 미궁.
생물에겐 지독한 독이 퍼질 듯한 위험한 기색의 균열이었지만,
사쿠리 그녀는 오히려 친숙함을 느꼈다.
왜냐하면, 매일 접하고 있으니까.
그녀는 아무런 주저 없이, 그 균열을 향해 손을 뻗었다.
마치 무언가를 만지는 듯한, 하지만 실제로는 만져지지 않는 감각.
마치 이대로 손이 빨려 들어갈 듯한,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착각.
그녀가 균열에 손가락을 넣고, 그 균열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인 순간,
그 균열을 그리고 있던 벽은, 아무런 저항없이 그대로 무너졌다.
마치 지금이 자신의 최후라는 듯이.
쿠니카이 사쿠리는 푸른빛의 눈동자로 그것을 아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까지나…….
**
설정에 따르면 사쿠리는 무한한 시간동안 계속 죽고,
또 그 죽음에 익숙해지지도, 잊지도, 미치지도 못합니다.
그렇다면 죽음이라는 것의 개념을 깨달아도 이상하지 않죠.
뭐 토오노 시키의 경우엔 정안이라는 마안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보았지만
사쿠리는 그게 없었으니 일단 엄청난 죽음을 경험해서 깨달았다고 봐주십쇼.
뭐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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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롹과 드릴에 이은 직사의 마안. 사쿠리는 2차 창작 속에서는 매우 강해지는군요;;
하긴, 원작의 처우가 너무 불쌍하니 뭐...
근데 두동강나서 죽으면 두동간난채로 죽지못한다는게 문제[..]